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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달 하나  조회 : 1,968, 추천 : 250

낮달




나로부터 멀어질 때가 있지
마치 깊은 잠을 자는
자신을 보는거와 같은 나는,
대낮의 초생달과 같았지
바람도 없고
소리도 없고
그 흔한 문자도 없지
무언가 가까이 있을 때
소리가 나고 풍경이 되는 것
그러나 이곳에선 그 흔한 일이 없지
사막의 낙타처럼 가끔 구름은 내 곁을 지나가지
마치 산책하듯 가벼워보였어
우린 인사도 없었지
대화는 쓸데없는 간섭과 같아
불청객은 이곳에서 환영받지 못해
경계를 갖는다는 것은
욕심많은 인간의 상징이지
그래서 세상의 문들은 하나같이
힘으로 두드린 금이 가 있어
이곳은 불안으로부터
시간으로부터 아주 먼 곳이야
깊은 꿈과도 같지
다툴 일도 없고
사랑할 대상도 없어
이별은 더더욱 없지
전화를 걸기 위해
주머니를 뒤질 필요도 없어
아무도 태어나지 않고
아무도 죽지 않아
그래서 울음도 없고
웃음도 없지
다만 할일이라곤
내면에 귀 기우리는 일 뿐
이곳에서 보름동안 휴식을 갖고나면
누구나 자신으로부터 멀어진 것들로
내부를 가득 채울 수 있을거야
소리 이전의 것
문자 이전의 것
일상이 아니었던 것
맨 처음 세상을 충만하게 했던
그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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