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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갈의 마을에 눈이 나리면
밤별여럿  조회 : 2,186, 추천 : 311

샤갈의 마을에 눈이 나리면




샤갈의 마을에 눈이 내린 초록색 밤을 보고 있어.
교회의 종탑 너머로 아주 오래된 어둠은 내려앉고,
두 눈이 슬퍼서 한쪽 눈만으로 늘 모자라는 영원을 향해
길을 떠나는 연인이 보여. 불꺼진 창과 인적 없는 길을
아주 오래된 침묵의 두께로 가라앉힌 밤이 있어.
밤을 보고 있어. 그 얼음처럼 투명한 밤을.
무수한 폐허를 가슴 안쪽에 감추고 있을 것만 같은
겨울밤이 보여. 시린 발끝을 덮고 있는 작은 지붕들,
그 위의 담배 은박지처럼 쌓인 눈들.
그러나 쓸쓸하거나 적막하지는 않아.
왠지 알아?
그것은 두 개의 뿔을 가진 푸른 염소가 큰 외눈망울을 뜨고
마을을 지나고 있기 때문이야.
초원의 빛을 상징하는 온몸이 푸른 염소의 눈,
사실 그 동물이 염소인지 망아지인지 잘 모르겠어.
하여튼 밤을 보고 있어. 초록색 밤을.
그것은 어둡고 막막한 마을에 다시
푸른 날이 곧 샐것 같은 예감을 던지고 있어.
아니 보고 있어. 그 많은 눈들이 어떤 확신을 가지고.
지붕 위에 윤곽이 불분명한 사람이 보여.
그러나 그는 보고 있을거야.
분명한 봄의 기운이 싹트고 있는 것을.
약속을 믿는 자의 눈처럼 평온한 것은 없어.
샤갈의 그림은 늘 빛나는 색채가 있지만
그 색채는 보는 이로 하여금 꿈과 희망을
가슴의 벽에 그리게 해.
어두우면서도 밝고 쓸쓸하면서도 아름다운 빛이 감도는
샤갈의 마을에는 늘 빛이 있어.
그 빛을 확신하는 눈이 있어.
그 눈은 달리의 눈과는 달라.
시간의 벼랑끝까지 내몰린 무너지고 찢긴
달리의 눈은 슬프고 비참해.
운명의 끝을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그러나 운명은 우리 것이 아냐.
샤갈의 눈으로 보면 어둔 세상에 금방이라도 동이 틀 것만 같아
금방 봄이 올 것만 같아. 꽃이 필 것만 같아.
짓눈개비가 내리는 4월의 저녁에 샤갈의 초록색 밤을 보고 있어.
저 초록빛은 나를 이끌고 갈 것만 같아.
아지랑이가 눈부시게 피어오르는 초원으로.
뭉게구름이 나비처럼 언덕을 넘어가는
봄의 화원인 기다림의 곳으로.
샤갈의 마을에 눈이 나리면
내 마음의 눈에도 새벽빛이 보일거야.
저 어둠 너머에 봄은 이미 와있을거야.



...아,,봄이 오면 어쩌지..
어쩌나...
바퀴벌레들..개미들
세상의 꽃보다 많아질 터인데..
환장하게 따스한 봄볕 아래 우글거릴터인데..
햇살에 눈을 온통 빼앗겨도 모자란 이 좋은 계절에
바퀴와 싸워야하고 개미와 전쟁을 해야하니..
내 눈은 고운 빛깔 꽃 한송이에도 오래 머물지 못하고
허공을 가득 채우는 수만가지의 등불-
아무리 바라보아도 아프지않는 이파리에도 가닿지 못하고
어둡고 습한, 빛의 그림자 속을 헤매는 나날의,
그런 봄날만 내게 오면 어떡하지.

^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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